전투(combat)가 스포츠와 다른 점은 2등을 땅에 묻는다는 것이다.
네이비 씰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는 누구일까?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맨몸으로 싸운다면 이종격투기 전문가들이 유리 할 거고, 칼이나 창을 든다면 쿵푸나 검도, 펜싱 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조건제약 없이 무한대일 때, 즉, 무기 종류나 싸우는 위치 등등 아무 것도 제한 사항이 없을 때 가장 잘 싸우는 사람은 당연히 잘 훈련된 군인이다. 그들이 무너지면 이 나라가 무너지는 것일진대, 최고의 나라 지킴이들을 국방에 쓰는 것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본다.
또한 그 군인들 중에서 가장 잘 단련되고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엘리트들이 있으니, 우리가 잘 아는 바로 특수부대원들 되겠다. 이들은 우수한 체력과 어느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어떠한 임무든 해낼 수 있는 전천후 병기들이며, 복무 중일 때만 아니라 제대 후에도 각종 대테러 임무와 인명 구조원으로서도 나라에 도움을 주고 있는 소중한 분들이다.
필자가 지금부터 살펴볼 특수부대는 미국의 '네이비씰'인데, 굳이 네이비씰을 선택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 군대 이야기를 배제 함으로써 적과 싸우기도 전에 우리끼리 싸우다 지쳐버리는, 결론 없는 소모전을 피하기 위함이며, 두 번째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특수부대 책 중 네이비씰에 관련된 영어책만 20권이 넘게 있을 정도로 비교적 자료가 풍부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들의 인기도 때문이다. 찰리 쉰이 나와서 인기 몰이를 한 <네이비 씰>이란 영화를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존 웨인의 영화 <그린 베레>가 많은 젊은이들을 그린베레로 향하게 했듯, 찰리 쉰의 영화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네이비씰에 대한 동경과 이상을 심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 비해 한껏 더 유명세를 타게 만들었다.
또한 지난 기사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군사 전문가들이 가장 어려운 훈련으로 꼽는 지옥주를, 미해병특수수색대(네이비씰 창설당시 미해병특수수색대의 훈련과정을 거의 본 따서 만들었다)와 더불어 행하고 있는 유일한 부대이기에 훈련강도에 있어서도 여타 특수부대와 비교해서도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린베레, 레인저, 네이비씰 훈련을 각각 다 겪어 본 제프 크라우스라는 사람이 쓴 책을 봐도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훈련과정으로 네이비씰을 최고로 뽑았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필자가 얘기할 부분은 1962년 1월1일 케네디 대통령의 명령으로 창설된 주절주절…… 같은 역사적인 내용의 나열이 아니다. 바로 그들의 체력에 집중함으로써, 불필요한 시간 낭비 없이 특수부대 지원자들뿐만 아니라 체력 향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 한다.
몇몇 군사 사이트를 보면 "이건 무슨 훈련이에요" "저건 또 무슨 훈련이에요" 등등 말이 많은데 사실 다 필요 없다.
무슨 훈련을 받던 그걸 견디어 낼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이 있으면 노 프라블럼 이기 때문이다(정신력이 중요한 부분이긴 하나 이건 다음으로 미루겠다).
자 그럼 네이비씰에서 공식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체력선발기준과, 입대 전 준비 하게끔 권고하는 훈련 루틴을 알아보자. 먼저 공식 선발 체력선발기준은 아래와 같다
위를 살펴보면 실제 네이비씰에서 원하는 점수와 경쟁해서 통과할 수 있는 점수 차이는 꽤 나는걸 알 수 있다. 이는 공식적인 점수는 낮게 잡아도 어차피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훌륭한 인재가 들어올 거란 계산이 깔려 있으며, 또한 운이 좋아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훈련기간(약 6개월)을 끝까지 견딜 수 있는 사람들은 몇 퍼센트(약 25%) 밖에 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걸러 질 거라 생각하는 것이므로 네이비씰에 들어가기 전 적어도 표의 세 번째 칼럼에 나오는 체력을 키워 놓는 건 합격 여부를 떠나 필수적이라 하겠다.
위의 선발 기준은 단순한 기준을 넘어서서 필자가 가르치는 후배들에게 가끔씩 자기 체력 테스트를 위해서 꼭 해보라고 강력히 권고 할만큼 괜찮은 루틴이다. 사실 간단한 것 같지만 필자가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 웬만한 것은 다 포함하고 있다. 일단 몸의 무게로만 하다 보니 전부 다중 관절 운동이고 기능적이며 제한된 시간에 최대한 횟수 혹은 제한된 거리에 최소한 시간을 목표로 하므로 유산소적 지구력보다는 무산소적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가 이전 기사에서 팔굽혀펴기 같은 운동만 하지 말라고 한 건, 그 효과가 볼 품 없어서가 아니라 웨이트 운동에 대한 인식이 너무 잘못되어 있어서 고정관념 타파, 그리고 힘을 키우는 차원에서 웨이트를 강조한 것이다. 앞으로 몸으로만 하는 운동의 장점에 대해서도 기사로 다룰 예정이니 양쪽의 장점만을 뽑아서 잘들 활용 하시라.
다만 지금은, 팔굽혀펴기나 턱걸이처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운동들이 머신이나 단순관절 위주의 운동보다 못하다는 헬쓰클럽 관장님 같은 생각들을 먼저 버리고, 이러한 운동들은 진정한 특수부대원으로 나가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필수 운동임과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체력을 기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나중에 기사에서 설명하게 될, 몸으로 하는 고급 운동들, 그리고 지금껏 필자가 설명한 제대로 된 웨이트 운동들을 함께 병행한다면, 어떠한 새로운 운동도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위의 표들은 기존에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처음 네이비씰을 준비할 때 사용하라고, 네이비씰에서 공식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초급 코스이다. 모두 9주 코스로 되어 있으며 이 운동을 끝낸 사람 또는 평소 체력관리가 된 사람들은 위의 코스를 생략하고 6~7주로 이루어진 고급 코스로 넘어 갈 수 있다. 고급 코스라고 따로 새로운 게 있는 것이 아니라 턱걸이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 펴기의 세트와 횟수가 많아지며, 달리기와 수영의 경우 거리는 조금씩 늘고(달리기는 6마일을 최대치로 한다) 반대로 시간은 단축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유일한 변화가 있다면 PT 종목 중에서 딥이 포함되는 것인데, 이 운동 방법은 필자의 지난 기사를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고, 효과만 설명하자면 팔굽혀펴기 보다 고급 기술이며 몸에 웨이트를 달고 한다면 벤치프레스와 겨루어 봐도 절대 뒤지지 않는 운동이다.
필자도 산을 탈 때 평소 웨이트 딥을 해온 효과를 많이 본다. 등에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가파른 돌산을 내려 올 때, 한 손으로 돌을 짚으며 몸 전체를 지탱하면서 부드럽게 내려 올 수 있게 되는 것이 한 예인데, 다음에 이야기 할, 몸으로 하는 고급 기술에서도 딥의 힘은 많이 쓰이게 되니 열심히 운동들 하시라.
자 다시 위의 루틴으로 돌아가서.. 대부분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PT라는 걸 한번씩 다 들어보고 해봤을 것이다. PT란 'PHYSICAL TRAINING'의 약자로 그냥 체력 단련이란 소리다. 대부분 각 특수부대들은 거기의 특성에 맞게끔 그 부대만의 PT를 이용하고 있는데, 사이트 같은 델 보면 국내 유명 특수부대 PT들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허나 제 아무리 복잡하게 PT를 만들더라도 원리만 알면 간단하다. 결국 그 PT라는 것도 위에서 말한 기본적 루틴에다 스트레칭만 포함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보면 알겠지만 상체의 미는 힘(팔굽혀펴기), 당기는 힘(턱걸이), 복근힘(윗몸일으키기)이면 거의 모든 몸의 근육을 자극시킬 수 있다(물론 각각의 변형된 모습이 존재 할 순 있다). 여기다 카디오 운동인 달리기와 수영만 포함시킨다면 웬만한 몸의 자극은 다 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뭔가 빠졌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필자의 기사를 잘 읽어 온 사람이다. 그렇다. 맨몸 스콰트가 빠졌다. 실제 네이비씰 훈련과정 중 PT세션에서도 고반복의 맨몸 스콰트가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왜 위의 표에서 빠졌는지는 잘 모르겠으나(아마 오버트레이닝을 염려해서 였을 것 같다), 어쨌든 스콰트만 포함 시키면 그럭저럭 모든 신체를 단련하게 된다.
사실 필자 소유의, 네이비씰을 준비하기 위한 훈련 루틴을 담고 있는 책들 중에 맨몸 스콰트가 없는 경우는 없다. 평균 탈락율 75%에 육박하는 네이비씰 훈련을 자기 훈련 루틴으로 교육해서, 네이비씰에 들여 보낸 모든 교육생들을 다 100% 졸업 시킨 훈련 내용만 보더라도 맨몸스콰트를 항상 포함하고 있다.
설명을 돕기 위해 그 훈련 루틴 중 하체 운동을 하는 날만 잠시 보게 되면,
하체 PT : 스콰트 3*10/런지 3*10/앞으로 점프 3*10
뒷꿈치 올리기 3*15/위로 점프 3*15
스프린트 : 20M 1/2페이스 *2
20M 최대 페이스 *2
40M 3/4페이스*2
60M 최대 페이스*4
100M 1/2 페이스*1
100M 최대 페이스*2
목 운동 : 아래 위로 * 25/왼쪽 오른쪽 * 25 >
이것 말고도 대부분 루틴에서 말하고 있는 훈련은, 여러 종류의 턱걸이, 팔굽혀 펴기, 그리고 수영과 달리기의 인터벌을 지루하지 않게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매일 매일 운동하게끔 하고 있다.
위 루틴은 하체운동 날이다 보니 나오진 않았지만, 특수부대 지원자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턱걸이인데 굉장히 중요하므로 자세하게 살펴보자.
필자에게 아무런 도구 없이 간단히 할 수 있는 최고의 상체운동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무조건 턱걸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대부분 고등학교 체력장 시험을 위해서만 준비했고 나이 들어선 잘 하지 않는 운동인데, 나이 들어 다시 해 보려면 절대 녹녹하지 않은 운동이다. 우선 몸도 옛날 같지 않아 뻣뻣하고 체중도 많이 불었기 때문에, 원래 말랐거나 작은 체구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하나도 하기 힘든 게 이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엄청나다. 우리와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원숭이 계열의 동물을 보더라도 나무에 오르고 매달리고 물건을 집어 올리듯, 미는 운동보다 당기는 운동을 실제 생활에서 훨씬 많이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인간들도 태초에 몸은 미는 것 보다 당기는 것 위주의 동작들이 더 많았으며, 가장 원초적인 운동 중에 하나인 레슬링만 하더라도 주로 당기는 근육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그리고 턱걸이에는 풀랫다운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슴발달을 경험할 수 있다. 필자는 항시 턱걸이 할 때마다 가슴근육이 많이 펌핑되는 걸 느꼈었다. 옛날 벤치프레스 하다 부상 후 미는 운동 할 때만 느끼는 통증으로 인해 1달 이상을 당기는 운동과 다리 운동으로만 전념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모든 게 더 확실해 졌다.
풀랫다운
그때 다른 당기는 운동에서는 전혀 못 느꼈으나, 유독 턱걸이 할 때 느낄 수 있었던 가슴 근육의 자극을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으며, 그 기간 동안 벤치프레스는 물론 미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근육이 80~90% 이상 유지 되었었다. 실제로 외국책 중에도 좀 앞서가는 책에서는 턱걸이에 자극되는 부위로 가슴근육을 당당하게 집어 넣은 경우가 있다.
또한 다음 기사인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운동 루틴에서도 한번 더 이야기 하겠으나, 사람의 근육에서 2/3 이상 차지하는 게 다리와 등 근육이다. 역시 데드리프트, 스콰트와 더불어서 턱걸이(잘하는 사람은 몸에 웨이트를 달아서)를 해주는 것이 근육양을 키우는 데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필자도 턱걸이 운동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옛날에는 가슴근육에 신경을 많이 썼으나 지금은 등 근육에 대한 관심이 훨씬 크다. 해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상체를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근육의 크기를 보면서 그들의 능력을 판단하지만 필자는 그들의 등근육으로 운동 능력을 가름하곤 한다. 또한 필자의 지난 기사에서 서두에 밝힌 이소룡 개인의 파워에 대한 설명에서도, 등의 힘이 펀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걸 기사를 제대로 읽은 사람은 이미 눈치를 챘을 것이며, 호박, 수박들 같은 여러 박들 중에도 가장 싸움에 일가견이 있다는 옹박의 포스터만 보더라도 우리들에겐 힘의 상징인 갑빠를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고스톱판 같은 그의 넓은 등을 내보임으로써, "내 한 펀치 한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대부분의 엘리트 복싱 선수나 크로캅 같은 이종격투기의 대가들도 그들의 등을 보면 장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에 TV에서 다뤘던 한 특수부대 교관이 그들의 턱걸이 하고 있는 상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아무런 기구 없이 몸만으로 저만큼의 효과를 가져왔다" 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들의 상체 발달은 다른 어떤 훈련과 PT 체조보다 턱걸이가 가장 주효했다라고 필자는 확실하게 자신할 수 있다.
그럼 턱걸이는 왜 그렇게 팔굽혀 펴기에 비해 힘든 것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주요 요인을 두 가지 꼽는다면, 턱걸이에 영향받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 근육이라는 것과 몸 전체의 무게를 특정부분에서만 견디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팔굽혀 펴기나 벤치프레스 하고 나면 느끼는 갑빠의 펌핑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계속 하게끔 하는 힘이 있으나, 턱걸이 같은 당기는 운동으로 인한 등의 자극은 잘 보이지가 않아서 좀처럼 성장하는 걸 확인할 수가 없으니 금방 포기하게 된다.
또한 팔굽혀 펴기 같은 것은 다리를 땅에 붙이고 있으니 팔에 실리는 무게가 낮아져서 웬만한 사람들은 다 하나 이상 할 수 있지만, 턱걸이는 몸 전체 무게를 오로지 팔로서만 지탱하니 훨씬 힘든 것이며, 평소 허리 다친다고 무거운 물건 하나 들어 옮겨 본 적 없으니 당기는 힘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항상 필자에게 턱걸이 잘하는 방법을 물어오는 이들이 너무나 많이 있는데, 이는 필자가 직접 만든 "맛스타드림써클" 이라는 이론을 적용시킴으로써 해결 할 수 있다. 필자가, 스테로이드가 지금처럼 빈번해지기 이전 시기부터 발전되어온 이론들 중에서 효과가 있는 이론들만 체계적으로 조합해서 만든 이론인데, 이는 턱걸이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운동을 하는 데도 적용하면 대단한 성과를 볼 수 있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여기서 모든 걸 다 설명하긴 불가능하고, 턱걸이를 하나도 하지 못해서 쪽 팔리다 못해 열 받아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 이론 중에서 한 두 가지만 설명하겠다.
일단은 고무줄 당기기나 자기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무게로 풀랫다운, 그리고 파트너는 스콰트를 하면서 상대방의 몸을 잡고 올려 주는 등의 보조운동을 하면서 힘을 키우는 동시에 네거티브 운동을 포함시켜라. 네거티브 운동이란 철봉을 잡고 점프를 하든 아님 의자를 이용해서 철봉 위에 올라가든 일단 철봉 위에 매달린 뒤 최대한 버티면서 천천히 내려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원래 네거티브 힘이 파지티브 힘보다 강하므로 어느 정도 천천히 내려오는 데에 다들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천천히 힘을 키우고 난 뒤 조금씩 도전한다면 턱걸이라는 대운동에 입성하게 될 것이다.
특수부대 체력을 설명하기 위해 잠시 필자, 뉴질랜드 여행 이야기를 해보겠다. 필자는 뉴질랜드 북섬으로 여행 가서 로토루아라는 데를 머문 적이 있었는데, 거기 백팩커스(유스호스텔과 비슷한 여행객들이 머무는 숙소)에서 키위 익스피리언스(뉴질랜드 여행상품 중 하나)를 이용하는 한 영국사람과 같은 방을 쓴 적이 있었다. 방에 들어오자 마자 웃통을 까고 팔굽혀 펴기와 준비해온 고무밴드를 당기면서 운동하기에, 잘 됐다 싶어서 같이 운동을 하자고 했다. 나는 하루 미리 왔기 때문에 바로 근방에 학교처럼 보이는 곳을 물색해 두었었다. 거기에는 잔디로 된 운동장 뿐만 아니라 각종 장애물이 설치 되어있어서 운동하기에 딱 알맞았기에 내가 그 친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먼저 빠른 속도로 운동장 20바퀴를 돌았는데 힘들어 하면서도 생각보다 상당히 잘 따라 오더니 달리기 끝나고 바로 시작한 맨몸 스콰트를 300개 하니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다 몽키바에서 턱걸이를 20개씩 딱 5세트 (100개)만 채우고 끝내자고 했더니, 60개까지는 어떻게든 잘 따라 왔는데 이제 지쳤다며 돌아 가자고 했다. 필자 돌아와서도 바로 빽팩커스 안에 있는 온천 풀장(이거 공짜다)에서 인터벌 수영 20번 왕복하고 올라 갔더니 나보고 뭐 하는 사람인지 물어 보더라. 필자 웃으면서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이 이러하다고 겁 좀 주고 나서, 운동 같이한 사람들은 그렇듯이 이내 친해져서 그날 술을 같이 마셨다.
나중에 술이 취하고 즐거워진 분위기에서 다른 사람에겐 비밀이라며 자기가 영국SAS 특수부대 나왔는데 필자가 덩치가 큰데 비해서 몸으로 하는 운동 능력이 상당하다며 추켜세우더라. 그가 실제로 그 유명한 SAS 출신이지는 알 수도 없고 거짓말을 했었을 수도 있으나,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어쨌든 위에서 말한 운동들만 꾸준히 하게 되면 최소한 특수부대원들과 견줄 만큼의 체력에 다가갈 수는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내용을 덧붙이자면, 그 영국친구가 지적했듯 자기 몸으로만 하는 운동에서는 덩치가 큰 사람들이 불리하다. 그래서 주로 몸으로만 구르는 훈련병 시절의 훈련에서는 덩치가 작은 사람들이 유리한 건 사실이다. 똑같은 팔굽혀 펴기나 턱걸이를 해도 적은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인데, 허나 반대로 내 아닌 다른 무게를 다루는 운동에서는 덩치가 작은 사람들이 불리하니 너무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남과 겨루는 격투기에서는 체격이 큰 사람이 유리하므로 체급을 나누는 것이다).
즉 서로 서로 보완해 가면서 운동해야 하는 것이다. 덩치 큰 사람들이 무게 잘 든다고 너무 자만하지 말고, 덩치 작은 사람들이 마라톤이나 턱걸이 잘한다고 잘난 체 하면 안 된다. 서로 덩치와 상반되는 운동을 잘하면 대단하게 생각해야 하며, 또한 자기에게 유리한 부분만 아니라 불리한 부분을 하게 되면 분명 그 부분에 유리한 체형의 소유자보다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걸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덩치가 아주 작은 사람이 하는 턱걸이보다 덩치가 큰 사람이 하는 턱걸이는 더 힘들기 때문에 더 많은 자극을 얻을 수가 있으며 똑같은 횟수를 해도 더 운동을 한 효과를 볼 수가 있다.
필자도 근육이 있어서 덩치가 좀 큰 편인데도 결국 꾸준한 연습을 통해 웬만한 작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턱걸이를 잘 하고 있으니, 자기 체형을 탓하기 보다는 그 힘듬 뒤에 오는 더 큰 결과물들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운동효과에 대한 기회로 모색 해야 한다.
필자 다음에 다시 자세하게 설명할 기회가 있겠으나 체력을 평가 하는 기준에서는 지금과는 다른 표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필자는 항상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몸을 이용하든 외부의 무게를 다루든 둘 다 잘 할 수 있게 훈련 루틴을 짜라고 권고한다. 즉 한가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핑계 없이 모든 부분에서 잘 할 수 있는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를 원하는 것이다.
다시 특수부대 얘기로 넘어가서, 훈련 루틴을 보다 보니 웨이트 운동이 없는데 굳이 웨이트 운동을 할 필요가 있느냐 라는 얘기를 할 수가 있다. 이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얘긴데.
먼저 웨이트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훈련병 각자에게 웨이트 훈련을 시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만 각자에게 무거운 웨이트를 들게 하려면 다치지 않게 봐줘야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교관의 숫자가 지금 보다 훨씬 많아 져야 되며 여러 가지 시설을 갖추어야 되듯 훈련이 산만해 지기 때문이다. 또한 네이비씰 훈련이라는 것은 단순히 체력 단련 뿐만 아니라 훈련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시험이 중요하므로 고반복의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조장하는 것이다.
몸에 대한 자극으로 봤을 때 네이비씰에서 하는 운동들은 똑같은 부분을 매일 매일 반복하기에 전문가들이 봤을 때도 틀림없는 오버 트레이닝이며, 신체에 좋은 영향만 끼치는 건 아니다. 허나 방금 얘기했듯 단순한 체력을 떠나서 그들의 의지도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는 것이니 지원자들은 미리 거기에 맞는 몸으로 하는 운동들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특수부대 훈련기간을 탈락 없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웨이트 운동보다는 몸으로 하는 운동만 하는 것이 낫다.
위에서 설명한 훈련 루틴을 봐도 웨이트 운동은 하나도 없다. 허나 전혀 몸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본격적인 훈련이 들어가기 전에 웨이트로서 뼈와 근육, 인대 등을 강하게 만들어 놓으면 고반복의 운동에서 올 수 있는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훈련기간이 끝나고 자대에 배치되게 되면 내용이 좀 달라지게 된다.
이는 본격적으로 자대에 배치된 정식 씰요원들 중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말이다. 특히나 웬만한 특수부대에서 다들 운영하고 있는 특수부대 안의 특수부대인 대테러 부대(네이비씰도 그 안에서 또 엘리트들 뽑아 씰6팀이란 이름으로 대테러 부대를 만들었으며 최근에 DEVGRU로 이름이 바꿨다) 소속 팀들에게는 더 더욱이 웨이트 운동이 필수적이다.
실제 대테러작전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아니며 단시간에 스피드와 파워로 적을 제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단거리 선수와 같은 무산소적 운동이 필수적이며 실제 미국 대테러부대, 특히나 앞서가는 SWAT팀 같은 데는 맨몸 운동뿐만 아니라 데드리프트, 스콰트 역도 같은 웨이트 운동으로 스피드와 파워를 기르고 있다.
그래서 필자가 직접 만든 특수부대 훈련 루틴에는 몸으로 파워를 가질 수 있는 훈련들과 더불어 웨이트를 이용해 힘을 기르는 운동들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다(기회가 되면 다음에 설명하겠다).
이상으로 특수부대에 필요한 체력 등을 살펴 보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으나 쓰다 보면 기사 1,2편 가지고는 어림도 없이 방대해 지기 때문에 이만 줄이고자 한다. 약간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필자의 지난 기사들을 살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된다.
다음에는 근육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구체적인 웨이트 훈련 루틴을 설명하겠다. 재밌는 기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출처 : http://speedandpower.co.kr/50/list.asp?mode=view&boardid=1&categoryid=&articleid=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