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번 편은 맨몸 스트렝스와 관련된 두 번째 기사가 나갈 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내용을 뀡겨 넣게 됐다. 잘 알다시피 이 시리즈는 체력의 중요성 순서대로 큰 개념부터 먼저 설명하고, 나중에 그와 관련되거나 실전적인 각각의 운동들을 이야기 하려 했었다.
근데 이런 컨셉이 좀 지겨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운동 하나를 진득이 파보는 기사도 중간에 나와서 함 질러 주고, 또 다시 개념 설명 기사가 이어지며, 이리 저리 얽혀야 좀더 다이나믹 한 진행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특정 운동에 대한 질문도 막막 들어오는데, 언제까지 뒤로 미룰 수도 없고. 그래서 앞으로는 개념과 운동 그리고 중요도를 떠나서 꼴리는 대로 기사화 하도록 하겠다. (가만히 지난 기사를 살펴보니 어차피 멋대로 하고 있었긴 하다.)
그렇다고 전체 맥락이 헷갈릴 걱정은 하지 마라. 딴 길로 새지 않고 큰 그림을 유지하게끔, 필요할 때마다 뭐가 더 중요하고 우선시 되야 해야 하는지 지겹도록 집어 줄 테니.
일단 이번 기사의 주제부터 발표 하고 시작한다.
“케틀벨 한팔 스내치”
이 운동은 주로 컨디셔닝 체력과 관련됐기에, 기사 순서상 스트렝스를 마치고 그 다음 스피드 훈련, 또 한참 후 컨디셔닝 및 근지구력 훈련을 설명할 쯤에나 나올 예정이었다. 허나 전술한 이유 플러스, 죽기 전에 시리즈 3탄에서 설명한 케틀벨 스윙 이후로 빗발친 ‘좀 더 고급적인 케틀벨 훈련’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자 빨리 땡겨 온 것이다.
한팔 스내치는 사실 케틀벨이 나오고 난 뒤 유행한 종목은 아니다. 과거 역도 종목에서도 바벨 한팔 스내치는 존재 했었다. 한팔 용상도 같이 있었는데 1928년 암스테르담대회 이후로 둘 다 공식 대회에서 빠졌고, 추상까지 1972년 뭰헨 올림픽 이후로 사라져 지금의 우리가 보고 있는 현재 역도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근데 한팔 역도 운동이 없어 진 이유가 그 기능성을 의심 받아서는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시합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어쩔 수 없이 나온 호구책이었다.
해 본 사람은 안다. 두팔 스내치와 한팔 스내치의 큰 차이를.
스내치는 고사하고 바벨로 한팔 데드리프트를 들려고 해도 쉽기가 않다.
가로로 긴 바의 특성상 그 중심을 잡고 균형을 놓치지 않으며 리프팅 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한팔 데드리프트로 유명했던 고너는 이 운동에서 보인 탁월한 능력으로 세기적인 장사로 등극하기도 했다.
바벨 중심을 잡고 한팔로 들어 올리는 스내치는 거의 묘기에 가깝다. 악력도 뛰어나야 하고, 손목 힘도 굉장해야 한다. 그리고 몸통 안정근이 뒷받침 되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이 한팔로 하는 스내치를 잘하게 되면, 다양한 자세가 나오는 격렬한 스포츠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다음에 이것만 가지고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한쪽으로의 스트렝스 불균형은 스포츠에서 효율적으로 제 실력을 100% 발휘 하지 못하고, 나중에 부상에 있어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한팔/한다리 운동으로 스트렝스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이번 기사의 주인공 케틀벨 한팔 스내치로 돌아와서.
케틀벨 한팔 스내치는 바벨 한팔 스내치로는 부족한 부분을 메워 줄 수 있는 뭔가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다. 무거운 바벨 한팔 스내치에 비해 파워 운동으로는 적합하지 않다지만, 대신 고반복을 하는 컨디셔닝 운동으로는 더 편리하고 효과적이며, 마찬가지로 무거운 바벨 한팔 스내치 보다 안정근과 악력에 필요한 스트렝스는 떨어지지만, 좀더 오랜 기간 그 근육들을 사용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지구력 훈련에서는 훨씬 더 유리하다.
이 시리즈 3편에서 케틀벨의 장점을 살린 실전 운동은 1. 스윙식 리프트와 2. 프론트 스콰트 두 가지며, 그 중 스윙식 리프트에는 1) 케틀벨 스내치 2) 케틀벨 클린 3) 케틀벨 스윙 3가지가 있다고 했다.
이 3가지 스윙식 리프트 중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가장 힘든 운동이 바로 케틀벨 한팔 스내치 이다.
그래서 케틀벨 한팔 스내치를 “케틀벨 리프트의 왕” 이라고 부른다.
스윙은 하나의 케틀벨을 두 팔로 이용하니 힘이 덜 들고, 클린은 랙 자세까지만 올리기 때문에 적은 파워로도 가능하지만, 스내치는 강력한 파워를 이용해서 케틀벨을 머리 위까지 올려야 하기 때문에 빡셀 수 밖에 없다.
케틀벨 클린과 스내치도 바벨처럼 바닥에서 시작해서 직선으로 머리 위로 올려서 운동 할 수도 있으나, 스윙식 리프트의 특성을 살려 다리 사이로 스윙 동작을 넣어서 하는 ‘행 파워 스내치’ 및 ‘행 파워 클린’ 형태로 하는 운동을 권장한다.
과거 기사에서 말했듯이 이게 케틀벨만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파워 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리는 컨디셔닝을 훈련 하는 데는 이런 방식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케틀벨 스윙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고, 두 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게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 비교적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면, 반대로 케틀벨 한팔 스내치는 빠른 시간 내 심박수를 올려서 훈련을 힘들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스윙을 통해 일정 이상 발전을 해 온 사람의 경우, 한팔 스내치를 도전해서 한 차원 높은 하드워크를 경험해 본다.
케틀벨 스윙으로 타는듯한 호흡 곤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한팔 스내치를 하는 순간 ‘임자 지대로 만났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물론 케틀벨 스윙의 경우에도 케틀벨 무게를 올려나가면서 강도를 높일 수도 있지만, 자금 여유가 없어 더 무거운 케틀벨을 사기가 어려울 때, 똑같은 무게로도 더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한팔 스내치로 갈아타는 것도 괜찮다. 또 다양한 근육 자극 차원에서도 좋고.
케틀벨 한팔 스내치가 스윙이나 클린에 비해, 배우기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스트렝스 중요성을 설파한 필자의 말을 잘 새겨 들어, 평소에 쌓아 논 스트렝스가 출중한 사람들은 금새 배울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힘이 있으면 웨이트에 대한 컨트롤 능력이 강해져서 - 처음엔 자세가 이상한 것 같아도- 몇 번만 해보면 금방 익숙해 진다. 32kg 이상의 케틀벨로 스윙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16kg 케틀벨을 들면 가볍게 느껴져서 조금만 노력 하면 한팔 스내치를 금방 배우게 되는 이치다.
만약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자세를 확인해 보고 여러 번 노력해 봤는데도, 케틀벨 한팔 스내치가 불가능 한 사람들은 다음의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이용한다.
1) 바벨로 스트렝스를 쌓고 나서 하거나,
2) 현재 쓰고 있는 케틀벨 보다 가벼운 케틀벨로 한팔 스내치를 시도 하거나
3) 반대로 현재 쓰고 있는 케틀벨 보다 더 무거운 케틀벨로 스윙 연습을 한다.
3번 같은 경우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좀더 무거운 무게를 쉽게 다룰 수 있는 케틀벨 스윙을 이용해서 무거운 무게에 익숙해지다 보면, 그 보다 아래 단계 케틀벨이 상대적으로 쉬워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케틀벨 한팔 스내치로 훈련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러 가지 인터벌 훈련을 할 수도 있고, 이 시리즈 3편에 소개한 맛초삽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양한 인터벌 훈련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고 이번에는 가장 간단한 방법 하나만 소개한다. 그냥 아래 제시하는 테스트 기준 그대로를 훈련에 이용하는 것이다.
스윙과 마찬가지로 한팔 스내치도 목표가 있어야 모티베이션을 가지고 빨리 달려 갈 수 있으니, 필자가 테스트 기준을 제시해 주겠다.
한팔 스내치는 스윙 보다 힘들기 때문에 5분에 100개 하는 걸 기준으로 삼는다.
팔은 언제든지 번갈아 가며 스내치를 하되, 5분 안에 최대한 많이 반복하도록 노력한다. 스내치도 스윙과 마찬가지로 무게에 따라 수준이 정해진다. 일단 초보자와 중급자 사이의 레벨을 ‘상위 초급자’라 부르고, 마찬가지로 중급자와 고급자 사이를 ‘상위 중급자’, 그리고 고급자와 엘리트 사이를 ‘상위 고급자’로 부른다고 하자.
케틀벨 한팔 스내치 각각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상위 초급자>
5분 안에 16kg 케틀벨 한팔 스내치 100회 이상
<상위 중급자>
5분 안에 24kg 케틀벨 한팔 스내치 100회 이상.
<상위 고급자>
5분 안에 32kg 케틀벨 한팔 스내치 100회 이상.
마지막 기준을 보면 상위 고급자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웬만한 사람은 32kg 케틀벨로 한팔 스내치 1개 하는 것도 어렵다. 상위 고급자 테스트는 스트렝스를 먼저 쌓고, 그 보다 낮은 무게의 케틀벨로 컨디셔닝을 연습을 하고 난 뒤 천천히 도전해 보시라.
위의 기준을 한방에 묶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수퍼삽질 MMA 컨디셔닝 버전” 이다.
<수퍼삽질 MMA 컨디셔닝 버전>
1. 32kg 케틀벨 한팔 스내치 5분
2. 휴식 1분
3. 24kg 케틀벨 한팔 스내치 5분
4. 휴식 1분
5. 16kg 케틀벨 한팔 스내치 5분
딱 봐도 머리 아프지만, 실제로 해 보면 토 나오는 루틴이다. 일반적인 MMA 5분 경기에 1분 휴식 패턴을 따르고 있고, 라운드가 갈수록 스트렝스가 감소되는 걸 감안해서 케틀벨 무게를 점차적으로 낮춘 아주 멋진 프로그램이다.
다른 수퍼삽질 MMA 버전을 봐서도 알겠지만, 실제 격투기에서는 스트렝스와 파워 훈련이 공존해야 한다. 단지 이 루틴은 컨디셔닝만을 이용한 심플함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케틀벨만 사용했다.
그렇긴 해도 32kg 케틀벨 한팔 스내치는 웬만한 스트렝스 없이는 시도조차 불가능하니 일정이상의 스트렝스를 기본으로 깔고 간다는 전제가 숨어 있다.
그래서 처음 하는 사람들이 이 오리지널 수퍼삽질 버전을 바로 도전하기는 어렵고, 케틀벨 무게를 낮춰서 스케일을 다운 시킨다.
오리지널 루틴의 케틀벨 32kg를 24kg으로, 24kg는 16kg로, 16kg는 8kg로 바꿔서 한다.
물론 이것도 쉽지만은 않다. 그런 사람들은 레벨을 한 단계 더 낮춰 24kg를 16kg로, 16kg는 8kg로, 8kg는 한번 더 8kg로 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이것도 어려운 사람은 자기에게 만만한 케틀벨 하나를 골라서, 위에서 설명한 “케틀벨 한팔 스내치 5분 테스트”를 하도록 한다. 컨디셔닝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이것만 열심히 하더라도, 헛구역질 나올 만큼 충분한 운동이 된다.
오리지널 수퍼삽질 MMA 컨디셔닝 버전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는 각각(32kg, 24kg, 16kg) 100회씩이다. (공교롭게도 다 합하니 300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이 프로그램에서 300이란 숫자를 다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어떤 MMA 대회에 나간다고 해도, 컨디셔닝 난조로 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건 최종 목표에 해당하니, 현재 자기 능력을 가지고 너무 자책하지 마라.
목표를 가지고 차근차근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반복하려고 노력만 한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컨디셔닝 능력은 서서히 자라날 날 것이다.
한팔 스내치가 강력하기는 하나, 악력이 약하거나 자세 문제로 인해 고반복이 너무 힘든 사람은 케틀벨 한팔 클린으로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한팔 클린은 그 강도가 많이 낮기 때문에, 스트렝스나 컨디셔닝이 너무 약한 사람이 아니라면, 케틀벨 2개로 하는 ‘케틀벨 더블 클린’을 이용해 본다.
물론 스내치 보다 낮은 무게의 케틀벨 2개를 사용한다. (예 : 24kg 한팔 스내치를 하고자 했다면, 16kg 2개.)
클린을 올바른 자세로 하게 되면, 거의 다리 힘만으로 동작이 가능해서 팔에는 많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호흡 곤란(?)이 오기 전에 상체 근실패로 인해 한팔 스내치를 끝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좀더 심폐기능에 중점을 두고 강하게 자극하려고 할 때 사용하면 아주 좋다.
또한 케틀벨 더블 클린은 모든 케틀벨 운동의 기본이 되니 어차피 배우는 게 좋다. 프론트 스콰트를 하든, 푸쉬 저크를 하든 첫 준비자세는 클린으로 만들어낸 랙 자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케틀벨 더블 클린과 마찬가지로 ‘케틀벨 더블 스내치’를 시도 할 수도 있지만, 가벼운 케틀벨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고반복 보다는 파워 쪽에 가까운 운동이 되기 때문에 이 기사에서는 제외 한다.
케틀벨 한팔 스내치의 위력은 굉장하다.
다양한 컨디셔닝 운동이 있지만, 이것 하나만 가지고 제대로 훈련해도 - 달리기를 제외하곤- 특별히 다른 컨디셔닝 운동은 필요 없을 정도다.
현재 수많은 컨디셔닝 운동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적으로 많고 종류가 다양한 루틴이라고 좋은 프로그램은 아니다. 이 기본적인 케틀벨 한팔 스내치만 가지고도 -볼륨과 강도만 조절하면- 컨디셔닝에 있어서는 잡다한 운동들의 실전성과 빡셈들을 다 넉다운 시킬 수 있다.
지겨움 극복을 위해 좀더 다양한 운동을 포함시킬 수도 있겠지만, 케틀벨 한팔 스내치만 하더라도 당신의 심장을 터트리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다음에 본격적인 컨디셔닝 기사 때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최고의 컨디셔닝 운동이 따로 하나 있기는 하다.그러나 이 케틀벨 한팔 스내치는 이 자체만으로도 그 운동에 거의 근접할뿐더러, 그 최고의 컨디셔닝 운동에서 모자라는 부분도 보충해 줄 수도 있는, 항상 당신 옆에서 건강을 지켜주는 일생의 멋진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한다.
당신이 더 복잡하고 겉으로 더 화려해 보이는, 여러 가지를 복합시킨 컨디셔닝 운동을 찾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따라 하니 무조건 대단한 것 같아서, 그런 프로그램들에 되지도 않는 별의별 의미를 다 부여하는 쌩쑈들에 동참 하고 다니는 동안, 케틀벨 한팔 스내치만 묵묵히 파고 있는 당신 동료는 당신 보다 몇 배나 더 강력한 컨디셔닝 능력을 쌓으면서 당신에게서 저만치 멀리 멀리 달아나고 있을 것이다.
진리는 항상 단순하다.
딴지체육부초빙강사 맛스타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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